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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상식

[시사상식] 스톡홀름증후군 vs 리마증후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by 지식Nam 202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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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증후군(Stockholm Syndrome): 가해자에게 동조하는 심리, 그 이면을 들여다보다

 

 

현대 사회에서 범죄와 인질 사건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뉴스의 단골 소재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심리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스톡홀름증후군'이다. 피해자가 자신을 위협한 가해자에게 감정적으로 동조하고 심지어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이 현상은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되는 반응으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번 글에서는 스톡홀름증후군의 정의, 역사적 배경, 심리적 메커니즘, 유사 개념과의 차이, 그리고 이 현상이 시사하는 사회적 의미까지 자세히 알아보자.


1) 스톡홀름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스톡홀름증후군은 인질이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정서적으로 동조하거나 유대감을 형성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단순한 공감이나 이해를 넘어, 때로는 가해자를 감싸고 수사나 처벌을 막으려는 행동까지 보일 수 있다. 이 증후군은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벌어진 은행 강도 사건에서 유래했다. 당시 인질들이 6일간의 억류 끝에 강도들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표하고 경찰보다 오히려 강도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 사건의 배경과 명칭의 유래


1973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 무장 강도 얀-에릭 올슨이 침입하여 직원 4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그는 동료였던 죠르지 소렌손의 석방을 요구했고, 이후 석방된 소렌손과 함께 인질들을 은행 내부에 억류했다. 인질들은 6일 동안 극도의 공포 속에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강도들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고 경찰이 진입하려 할 때 오히려 강도들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보였다. 이 사건 이후, 범죄 심리학자들이 이와 같은 비정상적 심리 현상을 '스톡홀름증후군'이라 명명하게 된 것이다.

 

 


3)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스톡홀름증후군은 극도의 스트레스 환경에서 생존 본능이 심리적으로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위협을 가하는 대상에게 유대감을 형성함으로써 자신이 덜 해를 입을 수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택하는 '심리적 자기보호 기제'로 볼 수 있다. 특히 인질이 가해자와 오랜 시간 밀접한 관계로 고립되면, 외부와의 단절로 인해 가해자를 유일한 정서적 교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왜곡된 신뢰나 친밀감이 생겨난다.

 

 


4) 리마증후군은 무엇일까?

 

스톡홀름증후군과 반대 개념으로는 '리마증후군(Lima Syndrome)'이 있다. 이는 인질범이 피해자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거나 동정심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1996년 페루 리마의 일본 대사관 인질 사건에서, 무장 게릴라들이 인질들에게 점차 동정심을 갖고 대부분을 자발적으로 풀어준 사례에서 유래됐다. 스톡홀름증후군은 피해자의 심리 상태에 초점을 두는 반면, 리마증후군은 가해자의 태도 변화에 주목한다.

 


5) 스톡홀름증후군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이 증후군은 꼭 범죄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정 폭력, 아동 학대, 성폭력, 종교적 세뇌 등 장기적인 권력 불균형과 억압 속에서도 유사한 심리가 발현될 수 있다. 예컨대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인 배우자를 고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를 감싸는 경우, 혹은 사이비 종교 신도가 자신을 통제하고 억압한 지도자에게 감사와 존경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6) 스톡홀름증후군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까

 

이러한 심리는 단순히 비합리적이거나 ‘정신이 이상하다’는 판단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전략이자 생존 기제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왜곡된 심리를 교정하고 정서적 회복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피해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7) 대중문화 속 스톡홀름증후군

 

영화나 드라마, 문학작품에서도 이 증후군은 종종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영화 ‘미녀와 야수’, ‘킹콩’, ‘노팅 힐’ 등에서도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감정적 연결이 묘사된다. 물론 이들 콘텐츠는 픽션의 영역이지만, 현실 속 스톡홀름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왔다.

 

 

 

마무리하며


스톡홀름증후군은 단순히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든 적응하려는 본능적 생존 방식 중 하나다. 이 증후군을 통해 우리는 인간 심리의 복잡성과 정서적 교류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범죄 피해자를 대할 때 그들의 선택이나 반응을 단순한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깊은 공포와 심리적 방어기제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처럼 스톡홀름증후군은 범죄 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일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와 사회적 구조를 바라보는 데 있어 매우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 개념을 확장적으로 바라보고 연구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보다 심층적 공감 능력을 갖춘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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